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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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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수연

농사를 지으며 든 생각을 글과 노래로 만든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가끔 공연 하러 방방곡곡 다닌다.

 

 

겨울 잠바를 꺼내며

정태춘(노독일처 / 천년의시작)

 

따뜻한 외투가 있다는 것에

안도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하나뿐이 아니네,

내년에도 또 입을 수 있겠지?

 

그럴 수 있다면,

이 잠바가 왠지 후줄근해 보이지 않는

다음 겨울도 맞을 수 있다면

 

더 이상은

새 외투를 사지 않아도 될 만큼

나이 먹은 사람이

이 잠바가 참 마음에 들었어라고 하며

한 해, 또 한 해를

지나간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겨울 잠바를 정리하고는 했는데요. 요즘은 좀 더 늦장을 부리는 게 좋습니다. 4월에도 꽃샘추위다. 뭐다 해서 심심하면 영하로 내려가는 통에, 봄옷 입고 덜덜 떨 수는 없으니까요. 좀 더 진하게 봄냄새가 나면, 그때 정리해도 늦지 않습니다.

옷장 정리를 하다 보면 새삼 내가 가진 옷이 참 많다고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옷이 더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막상 입으려고 보면 입을 만한 옷이 없습니다. 저 옷은 어제도 입었고, 저 옷은 바지랑 색이 안 맞고……. 그런 것을 생각하다 보면, 끝이 없는 거죠.

물론 새 옷을 사는 건 즐겁습니다. 새 옷을 입고 나가면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이 왠지 다르게 보입니다. 괜히 쑥스럽기도 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오늘 하루도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요즘은 옷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옷을 다루는 콘텐츠도 많아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열어보면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씩 어떤 옷을 사야 하고,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정보가 쏟아집니다.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남들과 똑같지 않게 입어야 한다. 너무 허세 부리는 것 같지 않으면서도 싼 티 나지 않아야 한다. 그런 말을 계속해서 듣다 보니, 뭔가 옷 입는 데 정답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건 맞고 이건 틀렸다는 식으로 접근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점점 내가 옷을 사는 이유에 대한 의문이 들어요. 나는 내 스타일에 맞는 옷을 사는 걸까? 아니면 남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옷을 사는 걸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겨울 잠바를, 다음 해 겨울에도 입으면 어떨까? 그다음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입는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왜 너는 늘 똑같은 잠바만 입냐고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인 거죠. 여전히 따듯하고 그 잠바가 마음에 든다면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저는 번번이 새 옷을 찾아다닙니다. 그런 저를 보면 내가 어떤 굴레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티셔츠를 사고 나면 바지를 사야 하고, 바지를 사고 나면 신발을 사야 하는 굴레. 언젠가는 저도 참 마음에 드는 잠바 한 벌로 따듯함을 느끼는 그날이 올까요. 사람들 눈치 좀 그만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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