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2-12-07
선거관리위원회 입구에는 “민주주의 꽃은 선거입니다”라는 글이 적혀있다. 그만큼 일상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것도 선거일 만큼, 크게는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지자체 선거에서부터 작게는 지역내 기관장 선출 선거까지 거의 매년 선거가 치러진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열린다.
하지만, 선거를 접하게 될 때 마다 우리는 ‘돈’이라는 부분을 외면하지 못하고, 정책이나 공약 보다 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도 지금의 우리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민주주의 답지 않은 선거를 치르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치러졌고, 지역을 떠나 돈 선거라는 이야기 거리를 가져왔다. 또, 지난달 문화원장 선거를 시작으로, 12월에는 지역내 일반민간단체 중 가장 큰 예산을 자랑하는 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고, 내년 3월에는 농촌지역의 특성상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인 조합장 선거가 치러질 예정으로, 선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체육회장 선거도 지난 선거부터 민선 체육회로 바뀌면서, 대의원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하게 되는데, 민선으로 바뀐 데에는 정치와의 분리를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체육회 예산이 지자체에서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쉽지 않은 부분이다.
특히, 내년 3월 8일 치러질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벌써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선관위에 위탁해서 치러지는 선거에 합천지역내에서는 농협(가야농협, 동부농협, 새남부농협, 합천농협, 새남부농협, 율곡농협) 6곳과, 합천군산림조합, 합천축협조합을 포함해 총 8곳의 조합 선거가 치러지며, 농촌지역으로서 지역의 금융과 경제를 일선에서 이끌어나갈 대표를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이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로 위탁해 진행한 배경은 금품선거로 얼룩진 부정선거를 막고,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하지만, 이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금품선거라는 오명은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가야농협 조합장선거 당시 금품선거로 인해 당선된 조합장이 재판결과 결국 중도 낙마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이와 함께, 금품선거 오명을 벗지 못하는데에는 선거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지방선거 이상의 큰 선거에서도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조합장 선거는 선거운동원도 둘 수 없어 후보자 단독으로 선거운동을 해야하는데, 제한된 선거운동 방식으로 인해 현직 조합장에게 상당히 유리한 방식으로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더 많이 받고 있다.
현재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이 지방선거 등에서 이뤄지는 예비 후보자 제도나 후보자 초청 토론회 등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으로, 사실상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한 선거운동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투표에 참여할 조합원들이 각 후보자의 정책이나 정견을 비교, 평가할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은 금품선거의 유혹을 더욱 크게 만드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볼 수 있다.
조합장 선거는 합천군 같은 농어촌 각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지금처럼 ‘깜깜이 선거’로 계속 치러져서는 안된다.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나서는 후보들에게 “너 돈 얼마나 들고 있냐”가 제일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금품 선거의 뿌리는 우리 현대사에서 뿌리가 깊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어져 오며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제도도 개선해 깜깜이 선거를 벗어나고, 금품선거 오명을 지워나가는 3회 조합장 선거가 되도록 해 지방소멸, 기후위기 등의 어려움에 처한 농촌지역의 미래를 밝혀나가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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