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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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서정홍 시인 소개- 가난해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것을 가르쳐 준 스승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윤봉길농민상을 받았다. |
단 한 마디
서정홍
유기농 당근즙 42%(미국산) 유기농 오렌지과즙 25%(이탈리아산) 유기농 사과즙 22%(터키산) 유기농 토마토즙 8%(이탈리아산) 채소혼합즙 2%(국산) 레몬과즙 1%(이스라엘산) 유명한 가게에서 파는 유기농 채소 과일즙 병에 적힌 이 글을 한평생 농사지으며 살아오신 어머니한테 읽어드렸더니 딱 한마디 하셨습니다.
“지랄하네. 그걸 누가 믿노!” |
“시인 아저씨, 벼농사 지어서는 먹고살기 어렵겠지요?” “그렇겠지. 도시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우리 농부들이 농사지은 농산물보다 수입 밀가루로 만든 빵, 과자, 피자, 라면, 짜장, 짬뽕, 피자 따위를 더 좋아한다고 하니 어쩌겠나. 더구나 수입 과일과 고기까지 아무 생각도 없이 먹어댄다고 하니 걱정이구먼.” “시인 아저씨, 저는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보다 조용한 농촌이 좋아서 농사지으며 살고 싶은데요. 아버지가 절대로 농사짓지 말라고 해요. 어떤 농사든 최저임금조차 안 나온다고….” “커피 석 잔 값이 15000원인데, 가구당 한 달 평균 쌀값이 14000원밖에 안 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구먼.” 이웃 마을에 사는 학생과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뒷산에서 뻐꾸기가 노래를 부릅니다. ‘농부가 농사를 지어야 사람이 먹고살지. 우리나라 농부가 농사지은 농산물을 먹어야 건강하지. 누가,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생산했는지도 모르는 수입 농산물을 어찌 믿을 수 있겠나. 그래그래, 그걸 누가 믿겠나. 할머니 말씀이 정답이네, 정답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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