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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4-18

[독자기고] 식량주권을 포기한 선진국은 없다! CPTPP 가입 중단하라!

 

최홍석 합천군농민회 사무국장

 

415,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가입 신청 추진을 의결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무역의 15.2%(57000억 달러/2019년 기준)를 차지하는 메가 FTA. 다른 FTA들과 비교하여 개방 수위와 강도에서 높은 강제력을 가진 조약이다.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가입국들의 요구 조건들을 수용해야 한다. 후발주자로 가입을 추진하는 우리나라는 상당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CPTPP는 완전개방과 관세 즉시철폐를 골자로 한다. CPTPP 회원국 간 평균 관세철폐율은 농·축산물 96.1%, 수산물 100% 철폐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CPTPP 9개 회원국과 체결한 FTA 관세철폐율 78.4%보다 높다. 이러한 개방률에도 불구하고 CPTPP에 가입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농수축산업 말살 선언이며, 식량주권 포기 선언이다. 전 국민의 먹거리와 안전성을 포기하는 테러이다. 코로나 19, 기후위기 등으로 전 세계가 자국의 식량 주권의 중요성을 통감할 때 정부는 자본에 눈이 멀어 식량안보, 식량주권을 팔아넘기려 한다.

 

경제발전을 명분으로 지난 20여 년간 진행되어온 각종 FTA를 통한 자유화된 세계시장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입증됐다. 교역량이 늘어나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그 이익은 기업과 투기자본이 독점하고 있다. 실제로 부를 생산한 국민들에게는 부채만 남아 가계부채 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국민은 앞이 안 보이는데, 통상 관료와 투기 자본은 끊임없이 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이제는 메가 FTA로 농수축산업을 송두리째 넘기려 하고 있다. 농수축산분야 피해가 매년 연간 5,000억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정부는 대책조차 없는 실정이다.

 

CPTPP의 또 다른 위협은 원산지 누적제도이다. 역내 협정국에서 수입한 재료를 사용하여 가공할 경우, 중간 재료를 모두 최종생산지의 자국산으로 표기할 수 있게 된다. 원산지 인증을 기관인증이 아닌 기업의 자율인증으로 허용하는 것이고, 농식품 검역도 수출업체가 아니라 수입국 정부에 엄격한 근거로 검역 사유를 입증하도록 하는 규정도 기업의 편리와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내주는 일이다.

 

감염병과 기후위기의 시대에 맞서 세계 각국은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국민들에게 식량을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자국의 식량주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는 위기의 시대 속에서 더욱 두드러질 뿐, 사실은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어느 선진국도 식량주권을 포기하고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는 없었고, 식량 주권을 포기한 채 지속적으로 성장을 유지해온 나라도 없었다.

 

이미 한국의 식량안보는 위기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곡물자급률 분석결과 한국의 자급률은 19.3%에 불과하다. 농어업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CPTPP 가입은 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한국의 가입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결국 강대국들 뿐이다.

 

지금 한국정부가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식량안보, 식량주권을 지키고,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농업회생 정책을 세우는 일이다. 국가의 식량안보는 국력이고, 주권이다. 정부는 농어민을 무시한 채 강행하는 CPTPP 가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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