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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11-22

[김희곤의 세상만사]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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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국세청 전 감사관, 합천 향우)

 

서운이 싸고 도는 가야산 숲속에서

오색영롱한 꽃빛 구름도 비껴간 자리에

가야금 은율에 백로가 앉았으니

새처년 지점자리에 새봄이 온다.

 

어디로 갈까?

꿈 많은 젊은이들 강남으로 북악산으로

추풍령 고갯길에 비좁고 혼잡한데

양자손 안성맞춤 황강강변은 한산하다

 

옛 어르신 말씀에 귀를 귀하게 여기고

눈을 천하게 여긴다 일렀으니

현실을 덧없이 살아가는 주변을 둘러보자

 

먼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뜬소문은

귀하게 듣고 서두르는가 하면

가장 가까운 옆자리에서

자기 눈으로 직접 목격하는 것은

비천한 것으로 여긴다.

 

다음 세대들이 원대한 꿈을 가지고

마음대로 뛰놀고 뒹굴어도

상처하나 나지 않을 광활한 백사장

수천 년 쌓아온 찬란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비전의 고장

 

30여만 향우들을 우선하여

기다리는 보금자리 마련하였으니

황강강변 언덕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

귀농귀촌의 이름으로 기다리고 있다.

 

때는 바야흐로 심은 대로 뿌린 대로

하나도 거짓없이 거두어들이는

가을추수시절을 맞아

제 나름대로 가을걷이 하느라고

경향각지 가릴 것 없이 어수선하다

 

산전수전 골고루 답습한

마당쇠 꽃머슴 상머슴들

꾸벅꾸벅 부르는 대로 받아 적고

시키는 대로 가감 없이 전달하고

깨알같이 세밀하게 기록에 남겼을 뿐...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난세에 입조심 그래도 코로나 19

입 가리고 얼굴가리고 기억이 나지 않아

얼버무리며 치매연습 익혀둘 때다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진다

때가오면 무슨 일이든지 이루어진다

인내하고 기다리자

이름하여 사필귀정이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잠자는 자여 깨어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일어나라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를

깊이 통찰하고 이해하라

(에베소서 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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