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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12-07

[독자기고] 언제까지 농산물은 물가상승의 주범이 되어야 하나

 

최현석(합천군 농민회 부회장)

 

지난 11월 말 세종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부는 양곡 관리법을 지켜라는 구호와 함께 벼 적재 투쟁이 진행되었다. 법에따라 쌀 30만톤 공급 과잉 물량에대한 시장격리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는 것이었다.

정부는 지난 해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쌀 자동시장 격리제를 도입해 쌀값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리고 통계청은 올해 쌀 수확량이 전년 대비 10.7%(30만톤)가 증가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전년 대비 3%이상 증가시 자동시장 격리 하도록 양곡관리법에 규정하고 있으나 정부는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도시민의 식탁 물가 안정이라는 미명하에 자동격리는 생각지도 않고 있으며, 되려 홍남기 기재부 장관은 양재동 하나로 마트를 방문하는 과정에 쌀 생산량 증가에도 여전히 쌀 가격이 높다며 쌀 가격을 낮추도록 하겠다는 농민 협박용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편 같은 날 역시 농식품부 앞에서는 전국 마늘생산자 협회 주최로 마늘 TRQ(저율 관세할당물량)인 정부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추후 천막 농성까지도 예고하였다. 마늘 가격이 오르자 수입(깐 마늘 6000, 피마늘 4000천톤)카드부터 꺼내는 정부를 규탄한 것이다.

현재 전국의 마늘 생산농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여파로 극심한 인력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 시달렸고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비료, 농자재 가격 인상, 소비부진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보면 마늘 수입을 추진하는 정부의 처신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따름이다.

 

위의 두 가지 사례에서 보면 정부의 논리는 기후위기 시대를 최전선에서 맞닥들이고 있는 농민들의 처지보다 도시민의 식탁 물가상승이 더 큰 고민으로 보인다. 부족하면 수입하면 되고 남아돌면 신경쓰지 않는 정부의 농정은 수십년동안 지속되어왔고 그 결과 농촌은 소멸의 위기, 중소농의 파괴 등 농업과 농촌을 지킬 인력들이 해체되어 오는 과정으로 되고 있다.

매년 명절날 TV뉴스에서 명절 물가를 보도하는 자료화면에서 어김없이 농산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바로 물가상승의 주범은 농산물이라 생각지 않을까?

 

현재 쌀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구적 기후위기 국면에서 국제 곡물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원인이 더 큰 것이다. 그럼에도 물가상승의 책임을 농민에게 덮어씌우는 정부의 처사는 농업과 농민생존에는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정부는 현재 진행형인 요소수의 사태에서 보여지듯 이것이 식량이었으면 어땠을까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 또한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세계 각국은 또다시 국경봉쇄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상황은 장차 제 2, 3의 식량위기를 예고 하고 있다.

 

농업, 특히나 쌀을 비롯한 기초농산물은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바로 농업은 기후위기 국면에서 더 없이 중요한 국가의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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