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1-04-06
노재열(前 인천만석초등학교 교장)
김상진 부원초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언젠가 한번 말씀드린 것 같은데 지리산 천왕봉 종주를 해 볼까 하는 데 동참하지 않겠냐?“ 는 내용이었다. 한번 해 보고는 싶었는데‥‥. 내심 걱정은 되면서 “언제쯤 하실 계획입니까?” 하고 질문을 하니 8월 중순 쯤 이라고 일러 주셨다. 한 번 해보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는 끊었지만 좀 걱정이 되었다. 1915m의 높은 천왕봉을 과연 올라갈 수 있을까! 좀 여유있게 하자며 4박 5일 일정으로 의논하였다.
부원초 교장선생님께서 종주하실 분을 지명해 주셨는데 나를 비롯해 심현용(운서), 이종기(병방), 이종관(서도) 등 5명으로 결정되었다. 등산 멤버가 결정되고 일정이 잡히자 연락이 왔다. 2006년 8월 13일 인천광역시교육청 앞에서 새벽 5시에 모여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전주-남원-구례로 가는데 정체나 지체없이 순조롭게 달렸다. 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내가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을 먹으면서 내려갔다. 구례 화엄사 앞 상가 지역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가지고 간 이종관 부장의 차는 식당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팔모식당에서 부탁한 개인택시에 올랐다.
지리산 동쪽 끝인 대원사에서 더 올라가 새재마을까지 8만원을 달라고 했다. 속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이 개인택시는 평소 구례에서 중산리까지 6만원에 갔었다고 한다. 우리는 중리 입구에서 대원사 그리고 새재까지 더 멀고 길도 좋지 않아 10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5명을 태워 줄까?’하고 걱정했었는데, 첫 번째 걱정이 잘 풀린 셈이다.
택시 안에서 기사님의 세상살이 이야기에 우리들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새재에 도착하니 오전 12시였다. 몇 년 전에 부산에서 이사와 이곳에 집을 짓고 민박과 음식점을 같이 하고 있다는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새재 산장에서 점심을 먹고, 신발 끈을 단단히 묶은 후, 13시 15분 쯤 지리산 종주를 시작했다.
지리산 종주할 때 이 길을 택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친절한 김상진 교장선생님께서 3번째라고 말씀하시면서 올라가는 길에 계곡과 시원한 물이 있어 더운 여름이면 세수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또 지리산은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일명 ‘정종주’, 즉 ‘완전 종주’를 하고 싶어서 이 길을 택했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면서 다섯 명 중 힘들어하는 사람 없이 무재치기 폭포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일까? 그 웅장하던 폭포가 가느다란 두 가닥의 물만 떨어지고 있으니 이런 웅장한 폭포에 물이 너무 없어 재작년과는 너무나 비교가 된다고 김 교장선생님이 설명해 주셨다.
1박을 할 치밭목 산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10분. 4.8km를 4시간 걸려 걸었다. 아마 4일 동안 먹을 양식을 짊어지고 걸었기 때문에 시간이 좀 많이 걸린 것 같았다. 치밭목 산장은 해발 1452m, 온도 19℃였다. 김상진 원로 교장님 덕분에 산장에서 제일 좋은 방을 얻을 수 있었다. 수건에 물을 적셔 얼굴과 몸, 발을 대충 닦고 저녁을 해 먹은 후 일찍 자기로 했다.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런데 8명이 자고 있는 우리 방에서 이를 바드득 바드득 가는 소리에 잠이 깼다. 1~2분 바드득 바드득 갈다 5~6분 쉬었다가 또 갈고 하였다. 그것도 아주 큰 소리로 갈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였다. 그 후엔 이 가는 소리에 잠이 들었다 깼다를 반복했다. 새벽 3시 30분에 모두 일어났다. 여름인데도 더위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새벽의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밤에 소나기가 한 줄기 더해져 더욱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소개)
고향은 초계면 대평리이며, 합천 계남초 9회, 초계중 10회, 초계고 9회 졸업생, 연락처는 010-8778-7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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