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1-29
합천은 스스로를 얘기할 때 ‘청정합천’, ‘수려한 합천’이라고 한다. 민선 6기 운영기조도 ‘깨끗하고 안전한 녹색농업·관광도시 건설’이다. 걸어 다니거나 차로 움직일 때 보는 합천은 솔직히 깨끗하지 않다. 큰비 내린 뒤 자잘한 개천은 상수도보호구역이라 들어가기도 어렵고 쉽게 주워올리기도 어려운 쓰레기들로 민망하다. 손에 닿고 눈에 보이는 쓰레기도 치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몰상식한 놈이 한 짓이냐, 욕하며 갈 길이 바쁘고 주워 담을 쓰레기통이 곁에 없음을 다행스러워한다. 공공근로나 자원봉사로 쓰레기를 줍는 이들이 귀하고 반가운 마음과 함께 죄송한 마음도 꼭 뒤따른다. 이렇게 합천은 ‘청정합천’, ‘수려한 합천’이란 구호를 쓰기 머쓱한 산골이다.
쓰레기 불법 투기·소각 관리감독 없는 셈
합천군의 현행 쓰레기분리수거 지침은 수요일엔 재활용 배출, 평일엔 음식물쓰레기와 생활쓰레기를 배출하게 되어 있다. 지정요일이 아니어도 지정배출구에 쓰레기가 나오면 환경미화원이 수거한다. 각 읍·면 환경미화원이 수거한 재활용품은 각 읍·면선별방에서 민간이 직접 선별장으로 가져온 재활용품과 함께 선별해서 전문업체에 위탁판매한다. 판매수익금은 군 재정으로 잡아 선별장 보수 등 관련 업무운영에 쓴다.
시설재배장에서 나오는 폐비닐이나 농약통 같은 농업쓰레기는 쌍백에 있는 전문대행업체인 한국환경공단경남권지역본부합천중간사업소에서 맡는다. 농업쓰레기는 특별히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수거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준다.
쓰레기불법소각이 도시에 비해 만성화되어 있는 농촌지역, 관계기관에서 개선을 위해 홍보계도를 하고 있다지만 쓰레기소각에 따른 연기, 지역민의 신고가 있어야 현장을 확인하는 구조다. 상황을 봐서 과태료를 물리거나 계도과정을 거치지만 정기 점검이나 순찰을 하지는 않아 현실에서 환경개선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종량제봉투는 각 읍·면사무소에서 일반매장, 주민에게 판매하거나 무료지급대상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차해성 합천군 환경위생과 환경개선담당이 정리해준 지난해 쓰레기배출량은 아래와 같다.
2014년 합천군 쓰레기배출량
(대양위생환경사업소로 개인이 직접 반입한 쓰레기 951.1톤 쓰레기배출량에 추가)
쓰레기배출양의 연도별 수치 확보가 되지 않아 연도별 비교도 할 수 없다. 표1을 보면, 읍·면의 인구 대비 배출량을 비교하니 합천읍은 합천군의 인구밀집지답게 쓰레기배출량, 재활용배출량, 종량제봉투판매량이 고르게 1위를 하고 있다. 합천읍에 이어 인구 2위인 가야면의 쓰레기배출량을 보면 합천읍의 쓰레기배출량이 가야면보다 4배나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가야면의 인구를 합천읍과 비교했을 때 인구가 많다고 해서 쓰레기를 많이 내놓는다고 풀이할 순 없지만, 쓰레기배출량과 재활용배출량은 더 올라야 현실적이다. 인구 3위인 삼가면도 쓰레기배출량은 가야면보다 많고 재활용배출량은 8위에 그친다. 인구 9위인 용주면은 종량제봉투판매량이 17위다. 용주면의 종량제봉투판매량은 15위를 한 덕곡면과도 큰 차이 나는 수치다.
합천읍·가야·삼가·야로·초계처럼 아파트, 빌라 같은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는 음식물전용수거용기로 배출해 청덕에 있는 전담 처리업체인 합천형제영농조합에서 처리한다. 4년치 배출량 자료를 받았다.
년도 | 배출량(톤) |
2011 | 739.12 |
2012 | 668.40 |
2013 | 683.14 |
2014 | 808.2 |
표2: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표2를 보면,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수치는 2012년에 줄었다가 다시 늘고 있다. 합천군 인구의 증감이 이 밀집지역의 증감과 어떻게 연동되는지는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공동주택을 이점을 살린 쓰레기 줄이기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차해성 담당은 “봉투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 양은 종량제봉투판매 수치와 연동해서 계산하게 된다. 대략 1,033톤으로 해마다 나오는 배출량의 차이가 크지 않으리라 추정된다.”라고 했다. 일반주택과 상업시설에서 주로 나오는 봉투음식물쓰레기는 대양위생환경사업소, 야로·초계·삼가매립장에서 나눠 처리한다. 인구가 늘고 있지 않다는데 봉투음식물쓰레기가 줄지 않고 있는 점은 ‘쓰레기 줄이기가 되지 않고 있다’로 풀이되겠다.
합천군의 환경미화원은 공무직 37명이 일하고 있다. 합천읍을 비롯한 인구밀집 면 단위 골목길 청소, 도로 청소는 각 읍·면 관할이다. 한가위나 설 같은 인구이동이 잦을 때 면 단위에서 마을청소를 유도하는 식이 일반화된 골목길 청소, 도로청소라고 짐작된다.
인구 한 명당 쓰레기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는 환경개선 외에 ‘청정합천’, ‘아름다운 합천’을 만드는 길은 없다. 민관의 실천, 꾸준하고 세심한 통계 자료 작성과 분석, 활용을 기대한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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