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8-06-26
환경부 조사서 인과관계 인정, 농민들 빠른 보상대책 요구
지난해 말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 후 합천 광암들 시설하우스 농가의 농작물 피해에 대한 원인조사결과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와 실질적인 농작물 피해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환경부는 지난 6월 21일 합천 청덕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합천 광암들 동해 원인을 밝히는 조사 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환경부, 국무조정실 등 정부 관계자와 낙동강유역환경청, 합천군 관계자, 농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
광암들 농작물 피해 발생에 앞서 정부는 4대 강 사업 보 모니터링을 위해 지난해 11월 13일 창녕함안보 수문을 개방해 수위를 낮추었다. 이후 합천군 청덕면 앙진리 광암들 시설하우스 농민들은 지하수 수위가 내려가 수막재배를 못해 농작물이 냉해를 봤다며 수문개방 중지와 함께 농작물 피해에 대한 정부 보상을 주장해왔다.
농민들의 호소에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은 12월에 중단됐다. 수막재배는 겨울철에 지하수를 비닐하우스에 뿌려 보온을 유지하며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당시 양상추를 재배하는 46농가 500동에서 동해를 입었으며 피해금액은 약 10억 6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 의뢰를 받아 지난 4개월간 광암들 지하수 정밀조사와 창녕함안보 수문개방 영향 평가를 진행한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구민호(공주대) 교수는 먼저 "광암들 퇴적층은 투수성이 매우 좋아 보 개방에 따른 지하수 고갈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낙동강 수위가 낮아지면 관정 취수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고갈이 아닌 관정의 문제"라고 밝혔다.
또, "지하수 흐름을 파악하는 모델링 계산 결과 보 개방 시 관정 취수량이 10%에서 최대 1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를 열어 낙동강 수위가 1.6m 내려갔을 때 지하수 수위도 1.6m 내려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 교수는 "보를 개방하면 관정 취수량이 줄고 수위가 낮아져 지하수를 퍼올리는 관정 이용에 문제가 생기는 건 분명하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로 농가에 피해를 줬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런 조사결과에 따라 보고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정부의 빠른 피해보상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분쟁조정제도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면서 "조정위에서도 광암들 관련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고, 조정신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빨리 결정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답했다.
피해대책위 변중근 위원장은 "이건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특별재난지역 선정해서 보상하는데, 광암들 농가 피해는 인재인 만큼 정부가 빨리 소급해서 보상해야 한다. 환경분쟁조정위 가면 또 수개월 걸릴 것 아니냐. 왜 가해자인 정부가 피해자인 농민을 더 힘들게 하느냐. 어서 대책을 마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변 위원장은 "동해를 입은 1기작을 폐기처분하고서 2기작도 못했다. 피해보상 시 그 부분도 고려해 전액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수문개방 중단된 합천창녕보, 녹조 발생 등 수질 문제에도 직면
농작물 피해가 제기되면서 낙동강 유역의 4대강 보들이 문을 닫으면서, 지금은 예전처럼 녹조가 발생하면서 창녕함안보 인근의 경우 녹조 발생으로 인한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되는 등 수문개방으로 잠깐 회복되었던 수질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창녕함안보에서 녹색을 띤 물이 흘러넘치고 있고, 합천창녕보 상류 고령 우곡교 부근까지도 곳곳에 녹조가 발생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6월 14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 12km 지점에 대해 올해 첫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서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지난 4일 1745cells/㎖, 11일 3594cells/㎖이 출현하여 조류 경보제 '관심' 단계 발령기준(2주 연속 1000cells/㎖ 이상)을 초과했던 것이다.
아직 합천창녕보 구간에는 녹조 경보가 아직 발령되지 않았지만, 상류 곳곳에 녹조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환경위원은 "녹조는 상류에서 오염원이 내려오거나 수온이 높고, 그리고 물이 흐르지 않고 정체가 되면 발생한다"며 "낙동강 보 수문을 닫아 놓으니 어김없이 올해도 녹조가 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 배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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