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7-05-30
농번기를 앞두고 지역내에서는 4월과 5월에 걸쳐 각종 행사들이 줄을 이어서 열렸다.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어찌보면 경품이다. 경품은 행사 참여도를 높이는데 유효하게 쓰이며, 참여자들에게도 경품추첨 시간은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품의 수준이 지나쳐 행사의 내용보다는 경품이 중심이 되기도 해 우려스럽기도 하다.
예를 들면, 합천군이 5월 26일 개최한 건강걷기행사에서는 전체 행사 시간 중 경품추첨 시간이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합천군은 군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걷기문화를 확산시키고자 건강걷기 대회를 매년 열어오고 있고, 일부 면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열고 있다.
합천읍 군민체육공원에서 열린 이날 건강걷기 행사는 2.2km정도 되는 트랙을 한바퀴 걷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이후 참여자들을 위한 경품추첨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걷는 데는 30여분 남짓 소요되었지만, 경품추첨에만 1시간 가량 걸려 경품의 수량을 짐작하게 했다.
같이 참석한 하창환 합천군수도 경품추첨에 앞선 인사말에서 합천군민들의 걷기 수준이 전국지자체들 중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며, 건강걷기로 건강을 챙져주시길 당부하는 것과 함께 경품 때문에 걷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는 뜻의 말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본 기념품으로 치약을 나눠졌고, 경품으로는 화장지, 라면, 세제 등을 기본경품으로 하며, 자전거, 밥솥, TV 같은 고가의 경품도 나왔다.
경품의 수준도 수준이지만 총 경품의 수가 100여점에 이르러 추첨하는데만 1시간 가량이 소요되어야 했다.
경품이 많다보니 건강걷기에 참여한 군민들도 대부분 걷기 후 행사장에 모여 경품 추첨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건강증진을 위해 마련된 걷기행사지만 걷기는 덤이요, 사실상 경품행사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또, 걷기문화를 확대하겠다는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는 걷기문화를 확대하기위해 알리는 선전물도 한 장 없었다. 합천군보건소에서 나와 홍보를 하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걷기운동을 위한 내용은 없었다.
어찌보면, 그동안의 관행에 비추어 경품을 내놓지 않으면 군민들의 참여도가 낮아 많은 경품을 내건 것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건강걷기 문화 확산이라는 기본적인 취지를 이루기 위한 내용마련은 부족한 채 많은 경품을 내거는 것은 행사의 성격을 뒤바꾸게 할 소지가 다분하다. 합천군에서도 1회성 행사도 좋지만 일상적인 걷기문화 장려 대책을 마련하는데에 더 노력하면 좋겠다.
낮기온이 30도가 넘는 초여름 날씨를 보이고 있는 요즘, 아직 초저녁에는 선선한 기온 덕에 산책하며 걷기에는 좋다. 합천읍뿐만 아니라 각 면지역마다 산책하기 좋은 공원들이 조성되어 있으니, 바쁜 일상이지만, 산책을 겸해 걷는 것도 조그만 여유속에 하루의 스트레스도 씻어낼 수 있어 챙겨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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