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9-08
앙진리는 초계군 청원면의 지역으로, 낙동강물이 소리를 내면서 흐르므로 ‘앙진’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앙진리로 합천군 청덕면에 편입되었다. 유천마을은 면 소재지에서 약 11Km 거리에 있는 남향 마을로, 좌측에 오방마을, 중앙에 유천마을, 우측에 원진마을 등 3개 마을을 이른다. 약 350년 전 적중면 두방에서 탐진 안씨 형제가 이 마을에 이주하면서 마을이 시작됐다. 남쪽으로는 낙동강이, 동쪽으로는 신반천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제방축조 뒤 넓은 들에 대규모 경지정리가 되어 주민 대부분 시설채소 재배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9월 2일(수) 오전, 광암들 작업장에서 변만섭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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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대부분이 시설재배농, 하루가 짧다”
변만섭, “광암들 하우스에 붙인 표지판·번호판처럼, 바쁘게 일하느라 세워놓은 차량의 금품 노리는 좀도둑 잡을 감시카메라도 필요하다” ©임임분 |
자기소개를 해달라
1962년 우곡마을에서 났다. 젊어 한 2년 정도 외지에 나갔다 왔으나 쭉,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부다. 다른 일은 생각해본 일도 없다. 1990년 무렵부터 시설재배를 해왔고, 현재 주 작물은 양상추, 멜론 등을 한다. 남매는 외지에서 대학 다니고 있고, 마을에는 아내와 둘이 산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올해 초 처음 이장 직을 맡아 아직 1년이 되지 않았고, 청덕면 한농연 회장, 마을 작목반 반장도 겸하고 있다.
유천마을 현황은?
밖으로는 3개 마을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4개 마을 60여 가구에 148명이 산다. 주 연령층은 40~50대다. 가장 나이 어린 주민은, 초등학교 1학년생, 가장 나이 많은 주민은 80대 초반 어르신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마을이 시설재배 중심으로 변했다. 대부분의 주민이 시설재배를 한다. 주 작물은 수박, 양상추, 오이, 멜론 등으로 어지간한 야채종합재배단지라고 보면 된다.
시설재배를 많이 하면 마을주민 외 고정일꾼도 필요하겠다.
주로 적중면, 의령군, 창녕군에서 일꾼을 불러 쓰고, 외국인노동자를 쓰는 젊은 농장주도 있다.
최근 청덕면 앙진리 광암들 시설재배단지에 표지판, 번호판을 달았다. 관련 사고(화재, 안전사고, 도난 등 응급상황) 사례가 있었나?
예전에도 마을에서 관련 제안을 면사무소에 한 일이 있었다. 집주소 찾듯이, 상인이나 외지에서 오는 방문객이 하우스에 있는 사람을 찾기 쉬우라고 단 표지판, 번호판이다. 일하다 보면 집에 있는 시간보다 하우스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데, 주소처럼 표지판이나 번호판이 없으면, 사람 찾아 고생한다. 더불어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쉽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각 하우스 앞에 다는 번호판 외 전체 광암들을 조감할 수 있는 표지판(약도)이 중요하다. 현재 제작하고 있다.
그 외 유천마을 현안은?
중앙배수로에 있는 기둥을 철거, 농로로 빠지는 차들을 위한 가드레일 설치를 요구했고 물 대는 농수로가 부실공사로 수평도 맞지 않고 엉망이라, 개보수를 요구해서 심사하고 있다. 하다 만 포장공사 마무리도 해야 한다. 마을주민들이 시설농사 짓느라 바빠서, 마을청소를 함께 하는 일이 어렵다. 공공근로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시설재배지의 일이 자기 일도 다 못하는 일이 흔하니까. 고령층 마을에 비해 젊은 사람이 많아도 그렇다. 보안을 위해 마을에 감시카메라를 추가로 달아주기 바란다. 좀도둑이 차량에 있는 금품(지갑)을 훔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마을 막다른 곳에 감시카메라를 달면 해결될 일이다. 경찰 순찰로 될 일이 아니라 요청했는데, 속시원히 해주겠다는 얘기가 없어서, 좀 골치꺼리다.
농사가 바쁘고 젊은 층이 많으면 마을 화합도는 어떠한가?
폐교한 낙진초에서 매년 5월 8일에 경로잔치하면서 마을잔치를 하는데, 할 때마다 300여명이 모인다. 지역민이 정성을 들이는, 전통이 남아있는 행사다. 이 폐교를 황토염색하는 개인이 임대로 쓰고 있는데, 임대기간이 끝나면, 마을은 그 공간을 마을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체육공간으로 쓰고 싶어서 기관에 요구도 하고 마을에서 의논하고 있다.
청덕면은 합천창녕보 영향권에 있다. 4대강사업 탓에 낙동강 수질에 대한 걱정이 있다. 주민들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가?
우리는 큰 불편함을 모르고 산다. 보 만들고 수위는 조금 떨어지기는 해도 토질이 습지라 물 걱정하지 않고 살았다. 봉산면 같은, 물 걱정하는 지역에 비하면 어디 가서 물타령 못한다.
임기에 꼭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마을에 작목반, 영농법인이 따로 있는데, 마을작목반 보조금 지원이 지금보다 좀 더 잘 되었으면 좋겠고, 공동선별장을 추가로 짓고 싶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3년 전부터 아내와 색소폰을 연주한다. 우리 사는 지역이 의령군과 경계에 있어, 같이 하는 이들도 그 곳 사람이 많고, 함께 쓰는 연습실도 의령군에 있다. 조만간 공연도 있고. 의령군이 우리 같은 연주자들이 쓸 수 있는 야외무대를 짓고 있는데, 빨리 지어주면 좋겠다. 예전에 자전거도 좀 탔는데, 요즘은 잘안한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은?
지역신문을 받아보고 있지 않아 잘 모른다. 뉴스는 핸드폰 검색으로 살펴본다. 주로 보는 뉴스는 농산물시세.
마을주민, 지역사회에 하고 싶은 얘기나 바람이 있다면?
마을 청소할 때 협조 잘되었으면 한다. 모두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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