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8-11
동부농협 대의원들이 조합 임직원들을 내보내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배기남
동부농협 김명기 조합장이 취임 뒤 첫 대의원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배기남
합천군 관내 농협조합들의 부실운영이 지역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동부농협 대의원들이 조합 임직원들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며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며 직접 조합운영에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부농협(조합장 김명기)은 8월 7일(금) 초계면 본점 2층 대회의실에서 올해 조합장선거 이후 첫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전 조합장인 정인숙 조합장이 운영했던 2013년산 양곡판매사업 미수금 발생에 따른 25억여원의 적자발생에 대해 보고했다. 이 날 임시대의원대회에는 총 79명의 대의원 중 76명이 참석해 사태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대의원들에게 사전 공지하지 않고, 관련 자료를 미리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조합 집행부를 질타하는 대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조합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동부농협은 “이번 양곡판매사업 미수금 발생과 관련해, 2006년부터 거래처였던 대병미곡처리장에서 2013년산 양곡매매대금 49억5천여만원을 2014년 9월30일까지 납입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25억3천여만원의 미수금이 있다”고 보고했다.
동부농협은 농협중앙회측으로부터 지난해 3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경제사업부분감사를 받았으며, 판매사업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고, 채권보전조치도 취하지 않고 벼를 인도한 것이 지적받으며 각각 12명 징계와 5명 징계, 4명 변상 등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안에 대해 동부농협은 지난 7월 6일 자체감사를 하고, 중앙회 감사결과와 함께 그 결과를 대의원대회 자리에서 보고했다.
동부농협측은 이와 함께 향후 대책안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적극적인 미수금 환수 노력이 아닌 직원 임금삭감과 조합손실충당금 투입 같은 방식은 대책이 될 수 없다며 항의했다.
대의원들은 조합측의 제안에 항의하며 조합 관계자들을 모두 내보내고 자체 논의를 거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각 면별로 2명 정도의 대의원 대표를 선출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직접 해 나가기로 하면서 조합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비상대책위는 자체적으로 감사를 다시 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한 향후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결정하고 이날 임시대의원대회는 마무리됐다.
동부농협 김명기 조합장은 “경제사업 부실로 적자가 발생해 조합원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번 양곡사업 문제는 자신이 취임하기 전에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더 이상 쉬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고, 동부농협이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남부농협이 조합장 횡령사건과 사업부실로 가농협에 흡수합병되었고, 가야농협도 신용사업 부실대출문제가 대의원대회에 가시화되며 조합장이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야로농협이 현재 양곡사업과 양파사업 부실로 인한 적자발생으로 현 조합장이 직무정지상태에 있으며, 다른 조합들도 사업부실로 인한 조합원과 조합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관내 조합들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잘해나가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조합원의 주인은 조합원이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조합장과 직원들이 갑이요, 조합원이 을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이 많다. 동부농협 대의원들이 비상대책위를 꾸리며 직접 경영문제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황은 지역의 다른 조합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배기남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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