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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8-18

815일을 민족통일 실현, 반전평화 촉구를 구호로 건 집회 참가자들과 보냈다. 이날 이 나라에서 열린 광복 70주년이 붙은 여러 모임에 직접 함께 한 이나, 직접 함께 하지는 못해도 마음 한 곳에 내 소원은 통일이라고 얘기하는 이들이 있을 터, 나에게 묻는다. 내 소원은 통일인가? 황망하게도, 내 소원은 통일이 아니다.

 

통일이 내 삶에 간절한 일은 없었다. 간절했다면, 나는 해마다 이맘때면 하는, 통일 순례라도 했어야 한다. 지금 내 소원은,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만 얘기하자면, 이번 호 신문이 무사히 나오는 일이고, 혼자 조용히 내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하루 8시간은 되었으면 하는 일이다. 버는 만큼 쓰는 하루가 나를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고 나와 함께 얼굴 맞대고 사는 이들이, 내가 그들을 위하는 만큼은 나를 걱정해주었으면 하는 일이다.

 

이 일은 어려운 일인가, 쉬운 일인가?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한국이 써야 하는 돈이 얼마고, 한반도 통일을 막기 위해 이해관계에 얽힌 이들이 쓰는 돈이 얼마인지는, 당장 내 앞의 일이라고 하기엔, 나는 평범한 누군가다. 버는 만큼 쓰는 내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데 어떤 일을 했을까? 거꾸로, 작정한 일은 아니었다 해도, 한반도 평화를 더디게 하는 일로는 어떤 일을 했을까? ‘한반도 통일은 누구에게 이득일까? 한반도가 통일되면, 허허로운 전쟁비용이 줄어, 그 돈은 나 같은 서민의 복지 향유로도 돌아올까?

한반도가 통일되어 한민족이 지금보다 힘이 쎄지고 부자가 되면, 별 탈 없이 늙어 살아있다면 걱정해야 할 노후도 든든해질까? 나는 이러한데, ‘내 소원이 통일이라고 노래하고 외치는 이들은 누구인가? 한 시절, 통일은 이 나라 누군가의 뜨거운 과제였다. 내 과제가 아니었고, 내 추억이 아니었다 해도, 여전히 이 나라는 가족을 군대에 보내거나(보냈거나) 보내기 않기 위해(보내지 않은) 애를 쓰는 이들이 이끌어 간다.

이들은 애국’, ‘태극기’, ‘애국가를 만나면 뜨거워지는 마음도 제각각이다. 우리는 어리석고 나약해 솔직해지는 일도 겁낸다. 내 소원이 통일이라고 얘기하는 이들 얘기에 귀 기울이는 일이 어렵다면 내 소원이 통일인가 묻는 일부터 다시 해보자. 내 소원이 통일인가.

그 통일은 평화와 얼마나 가까운가. 나를 돌아보기 위해 필요한 간절한 8시간은, 평화 없이 불가능하기에, 내 소원은 통일인가에 대한 질문도, 내 소원이 통일이 아니어도 해야 할 질문이다.

 

-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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