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9-01
- 가야인들의 대규모 토목공사의 전모 드러나
- 제사유구와 대벽건물지 등의 내부시설 존재 확인
성산토성 3차발굴 현장 ⓒ합천군
합천군은 “성산토성이 옛 다라국의 도성임을 밝히기 위해 2009년 1차 발굴, 2011년 2차 발굴에 이어 올해 6월부터 3차 발굴을 하며 가야 유일의 도성으로서의 면모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5일(화) 합천박물관에서 열린 합천 성산토성 발굴 학술 자문회의에서는 3차 발굴 과정에 대한 보고와 함께 10월까지 할 이번 3차 발굴의 방향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성산토성 발굴작업은 합천군이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1차, 2차발굴에 이어 지난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약 4개월간 (재)동서문물연구원에 위탁해 하고 있다. 이날 자문회의에서 발굴조사팀은 “가야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토성(土城)과 목책(木柵)으로 이루어진, 다라국 도성(都城)의 전모가 밝혀졌다. 한국에서 이처럼 확실한 가야 도성의 전모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발굴조사팀은 “그동안의 발굴결과를 토대로 그동안 성산토성이라 불렸던 다라국성은 자연절벽으로 이루어진 황강변의 독립구릉에 입지하고 있으며, 서쪽의 절벽을 따라서는 목책이 설치되었고, 북쪽 능선을 따라서는 대규모 토성이 축조되어 있다. 동쪽부분은 2009년 1차 조사에서 성토부가 확인되었으며, 남쪽은 신라에 의해 쌓여진 석성이 잔존하고 있다”고도 했다.
2009년 1차 발굴 결과로 무문토기를 비롯한 많은 유물들이 발굴되면서 토성 부분 발굴에서 토기편들이 섞여 나왔고, 가장 늦은 것이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로 밝혀져 옥전 M3호분이 축조됐던 다라국의 전성기와 비슷함을 확인했다.
또, 석성의 흔적과 함께 주거지로 추정되는 수혈과 불탄 흙 등이 확인됐는데, 그 시기는 1~2세기로 추정되어 토성터가 오랜 시기 주요한 생활 근거지로 사용됐을 거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3차 발굴에서는 전체 성터 중 토성 부분은 현재 북쪽 능선 일부에서만 잔존하고 있고, 이 구역은 옥전고분군에서 이어지는 능선자락에 해당되는 곳으로, 전체 구릉 중 방어에 가장 취약한 지점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완경사면을 이루던 이곳에 대규모 성토를 통해 급경사면으로 만들고, 토성을 올려 외부에서 보면 최소 7~8m 이상의 높이를 가지는 성벽으로 축조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토성 축조과정에도 고도의 축조기술과 대규모 인력동원, 체계적인 공정시스템이 도입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성 내부에는 2013년 조사에서 확인된 구릉정상부의 대벽건물지와 금번 조사에서 확인된 대규모 제사유구가 구역을 달리해서 확인되었다. 특히 제사유구는 중소형의 부정원형 구덩이가 여러 개 합쳐진 형태인데 다량의 유기물질을 태운 흔적이 확인되며 유구 내부에서는 머리와 손발이 깨져 나간 인물형 토우가 출토되어 제사유구로서의 성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다라국 관련 유적 조사를 해온 경상대학교 조영제 교수(사학과 교수, 박물관장)는 “이로써 왕릉(王陵)과 왕성(王城)이 조합된 다라국성(多羅國城)의 경관이 완성되었다. 이번 조사성과를 바탕으로 다라국성을 포함하는 사적지 확대하는 등의 체계적인 유적 보호대책과 조사연구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자원으로 개발해 지역문화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밝혔다.
합천군은 성산토성의 문화재 등록을 기대하고 있으며, 문화재청에 문화재로 등록할 수 있을지 이번 3차 발굴 결과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성산토성 복원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3차 발굴 결과에 따라 이후 4차 발굴에 대한 계획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합천군에는 많은 토성의 흔적들이 남아있지만, 많은 예산 소요라는 문제로 대대적인 발굴과 복원을 하지 못했는데, 합천군은 성산토성 발굴 작업과 함께 내년에는 백마산성에 대한 발굴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으로 자료가 많지 않은 가야시대의 역사 흔적을 합천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산토성의 가치가 제대로 밝혀지길 바라며, 옥전고분군과 함께 합천의 대표적 가야시대 유적으로 합천군민의 자랑이 되길 기대해본다.
- 배기남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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