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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15-03-24

2015318(), 봄가뭄으로 애태우던 농민들에겐 반가운 비가 삼가장터3.1.만세운동기념 재현행사를 준비하는 이들과 참가자들에게는 야속했다. 행사 뒤 조찬용 행사 책임자이자 삼가장터3.1.만세운동기념사업회 회장을 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남명·내암 선생의 민본정신,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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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임분

 

자기소개를 해달라.

조상들이 묘산면에 사시다가 고조부 때부터 삼가면으로 왔고 나도 이부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삼가초등학교까지 다니다가 중·고등학교는 진주에서, 4수해서 동국대에 갔다. 올해 61살이다. 현재 어머니, 아내와 셋이 삼가에 산다. 자녀들은 외지에서 직장 다닌다. 젊어서 공무원이었고 요즘엔 생업으로 경남 고성에 단감농장을 작게 하면서 지역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어려서부터 독립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남명 선생의 묘가 있는 삼가면 상판이 내 외가가 있는 마을이라 어려서부터 자주 접하는 인물이었고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면서 역사에 관심을 더 두게 되면서 남명 선생의 지조와 절개, 기개정신이 나를 사로잡았다. 어려서 안중근 의사, 계백 장군이 좋았다.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남명선양회, 삼가지역의 삼일만세운동기념사업회 활동을 하게 됐다.

  

삼가장터 3.1.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올해도 했다. 해마다 하는 이 행사의 목적, 의미,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일이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기득권세력이 위기에 처한 나라를 먼저 구하려 나서야 한다. 삼가만세운동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만세운동을 크고 열렬하고 빨리 했는데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삼가만세운동은 기득권세력이 앞장 선 운동이다.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 정신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합천에서 이를 기리는 기림비 하나 제대로 없다. 2005년부터 삼가장터에 기념탑, 광장, 사업회 건물을 세우고 끊임없이 기리는 일을 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뜻이 충분히 모아지지 않고 있다.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합천지역의 삼일만세운동 기념 행사가 두 곳에서 한다고 알고 있다.

합천문화원의 삼일만세운동 행사는 철저히 행정에 따른 행사였다. 합천문화원의 행사를 다녀온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주 조잡하다고 한다. 유지들 모아놓고 그들 발언만 줄을 잇는, 후손들을 객으로 만드는 행사라고 전해 들었다. 우리는 후손들을 주빈으로 모시고, 기념사에서 독립운동가들 이름을 한 분 한 분 다 불러 드린다. 그들의 희생과 원한을 되새겨 우리 후손들이 그 정신을 이어가자고 뜻을 모으는 자리가 기념행사이기도 하니까.

  

기념사업회 활동 자평을 한다면?

어렵게 모금, 보조금 모아 기념탑, 광장, 사업회 건물은 지었다. 사업회 건물 운영비는 내 돈으로 낸다. 힘들었지만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다. 드러나지 않은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찾아내 유공자로 인정받는 일을 꾸준히 한 일은 보람이다. 삼가에 만세운동기념비가 있지만 만세운동 주력은 장똘뱅이 삼가사람들이 아니라 쌍백, 가회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주빈이 되는 기념식은 늘 아쉽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지역교육계에서 합천 얼관련 교육에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현장의 교육 관계자와 학부모,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조선시대 영의정 160여명 가운데 영남출신이 딱 셋 있다. 하 륜, 류성룡, 정인홍이다. 경기·충청 출신 영의정들이 조선을 말아먹었다. 임진왜란 때 훼손되지 않은 하나 뿐인 절이 해인사다. 내암 정인홍 선생이 의병 총대장으로 가야지역을 지켜서 가능한 일이었다. 내암 선생의 가름침은 민본사상이다. 남명 조 식 선생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런데 합천에 내암 선생 이름을 딴 길 하나 없다. 대신 합천에선 죽죽제를 한다. ‘죽죽제가 합천에서 무슨 뜻이 있는가? 없다. 우리가 기려야 할 정신이 무엇인지 자꾸 공론화 하고 새롭게 정리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되지 않았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경기 부천 사는 향우가 최근 친일인명사전을 지역의 필요한 곳에 전해달라고 신문사에 맡겨 와서 광고를 냈더니 합천문화원에서 달라고 연락이 왔었다. 역사를 바로 잡는 일과 연결되는 사연이다.

우리가 겪은 일제식민은 전시가 아니라 일상이었다. 아무리 일제식민기이지만 일상에서 경찰하고 면서기한 일을 두고 친일을 했니, 어쨌니 하는 일은 가혹하다고 본다. 친일청산은 해야 하지만 기준은 잘 잡고 평가도 잘 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 군수 후보로 나가 낙선했다. 1년 남짓, 하창환 2기 군정에 대한 생각과 조언을 한다면?

남명 선생, 내암 선생, 삼일운동정신을 잇는 민본정신으로 전시행정을 지양하고, 기득권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모든 군민이 바라는 복지를 소신 있게, 원칙 있게 해주길 바란다. 따뜻한 행정을 바탕으로 합천을 상징하는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꼭 만들어주길 바란다. 군수가 앞장 서서 검소하고 겸손한 삶을 살기 바란다.

  

지난 조합장 선거 관전평도 궁금하다.

선거제도에 문제가 많다. 정견발표, 선거운동을 못하는 선거는 돈 선거로 연결된다. 군의원과 조합장은 다르다. 조합장 뽑기가 더 어렵다. 더 잘 뽑아야 한다. 조합장은 결정권이 있으니까. 뜻 있는 향우들이 귀촌·귀농을 더 해서 지역의 정치에도 활발히 뛰어들어, 정체되고 인력난이 큰 지역에 새 바람을 넣는 일도 해주길 바란다.

  

합천문화원도 새 집행부 임기를 시작했다. 지역문화 활성화 관련 관심 있는 주제가 있다면?

새 원장님이 초등학교 은사님이기도 하다. 오늘 행사에 오기도 하셨지만, 문화원의 잦은 책 발간, 그만 하시라고 했다. 그 책들이 무슨 대단한 연구결과라면 몰라도 복사 수준의 자료니까. 책 발간에 쏟는 정성과 예산으로 문화원 설립정신을 살리는 정신문화운동에 쓰길 바란다.

  

군민과 함께 하는 언론이 되기 위해 <황강신문>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조언을 해준다면?

언론도 품위 유지를 할 수 있어야 정론직필도 가능하다. 황강신문도 재정에 어려움이 크다고 알고 있다. 답답하다. 예전에 전남 완도의 어느 지역 언론 활동을 보니, 합천만큼 작은 지역에서 아주 바람직하게 지역언론으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약자 편에서, 기득권의 폐해를 꼬집는, 향토정신을 이어야 지역언론이다. 황강신문도 어렵지만 그 길을 이어가길 바란다.

  

다음 달이면 세월호참사1주기를 맞는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진주의료원 관련 행보 등 지역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움직임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국에서 무상급식을 가장 먼저 주장한 사람이 합천출신 권정호 경남도 교육감이다. 진주의료원 문제는 나도 공무원으로 일할 때 이전을 주장했던 일이다. 진주지역에 공공의료원은 혈세낭비라고 본다. 진주의료원은, 홍준표 도지사가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잘못이 있었지만, 폐원은 바람직했다고 본다. 무상급식 사안은 홍준표 도지사가 무리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본다. 노이즈마케팅으로 본다. 세월호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냉혹한 처리에 매우 놀랐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 학생이 많이 죽은 참사, 그 어떤 일보다 피눈물 나는 일이 아닌가. 선체인양도 돈이 아무리 들어도 해야 할 일이고.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은 해야 한다.

  

요즘 즐겨보는 티비 프로그램이나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사안,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한겨레는​​​​ 인터넷으로 보고 동아일보는 종이신문을 받아본다. 티비뉴스는 JTBC를 즐겨보고 KBS도 본다. 티비조선은 지나친 편향 탓에 안보고 MBN은 본다. , , , 만들어진 신을 잘 읽었다. 안본 분들은 꼭 읽어보길 권한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역기 같은 운동을 하고 엘피판으로 클래식 음악 듣기를 좋아한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달라.

​​지도층, 가진 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프랑스어로 '귀족성은 의무를 지닌다'라는 뜻. 흔히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고 쓴다)가 필요하다. 여러 기관의 협력시스템이 잘 되어야 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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