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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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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홍이 이지함, 최영경, 조목, 김천일 등과 함께 탁행지사(卓行之士)로 발탁되어 사헌부 지평(持平), 장령(掌令)에 제수(除授)되었을 때였다. 사헌부는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부당하게 권력을 행사한 자를 탄핵하는 정부기관이다. 내암은 잘못을 탄핵함에 있어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나라의 법령을 엄히 지켜 한때나마 나라의 기강이 자못 숙연했다. 합천을 사랑하시는 내암은 지금도 가야면 야천리에서 읍내의 일해공원을 지켜보고 계실 것이다.

 

그런데 400여 년이 지난 1980년 전후 시기에 하나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군인들에 의해 또 나라 기강이 엉망이었다. 전두환씨는 법원에서 반란수괴, 불법진퇴, 지휘관 계엄지역 수소이탈, 상관살해, 상관살해 미수, 초병살해, 내란수괴, 내란목적 살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9개 중범죄로 1996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1997년 대법에서 확정되었다.(대법원 1997. 4. 17, 선고963376전원합의체 판결) 전씨의 가장 큰 죄목이 반란수괴와 내란수괴인 이유는 정권 찬탈과정이 12·12 쿠데타와 이듬해 5·17 비상계엄령 확대의 두 단계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반란죄는 군형법을, 내란죄는 형법을 적용했다. 반란 수괴 부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전두환씨가 12·12 당시 총을 들고, 육군 참모총장 공관을 직접 침입하지는 않았지만 군대 사조직인 하나회 장교들을 규합하고, 군 지휘권 강탈을 위해 사전 모의를 주도하였기 때문이다. 내란 수괴 부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 역시 1980517일의 비상계엄령 전국 확대 과정에 그가 중심에 있었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5·17계엄 당시 계엄포고령 문안뿐 아니라 포고문, 담화문 등 일체도 이희성 계엄사령관 명의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합동수사본부에서 문안을 작성해 계엄사에 보낸 것이었다. (정희상, 12·12 군사쿠데타와 인권유린의 현대사, 시사IN2021127일 통권 742, 19)

 

합동수사본부장은 전두환씨였다. 법원은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인 비상계엄령 전국 확대의 그 선포 행위도 협박 행위이며, 그 유지 행위도 범죄 실행 행위인 협박행위로 판단되므로 비상계엄의 선포·유지기간 동안 모두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했다.

 

강한 기질의 소유자로 스승 남명 조식의 실천적인 학풍을 이어받은 내암은 반란과 내란의 수괴인 전두환씨를 물불 가리지 않고 탄핵하실 것 같다. 왜냐하면 군부 내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동원하여 같은 부대의 직속상관도 무장해제하여 체포하고, 육본과 국방부를 유혈 점령하고, 전방을 지켜야 할 부대까지 동원한 것은 그가 남명에게서 배운 경의(敬義) 사상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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