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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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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희 곤  

부산지방국세청 전 감사관

 

임이시여

나는 한우물을 파렵니다

아무런 바램도

한가닥 미련도 없이

다만 여태껏 파던 우물이라

계속 여기에 집념을 다할뿐입니다

따스한 봄볕을 쬐면서

종달이 노래를 벗하여

이 우물을 파는데 땀을 흘렸고

 

무더운 여름 뛰약볕을 용케도 견디면서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곁눈 팔지 아니하고

이 우물을 팠습니다

하마나 하마나 하고 기다리는 마음을

실오라기 만큼이라도 품었더라면

이 공사는 벌써 조종을

울렸을 것입니다

 

그냥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주저앉아

이 우물을 파던 손이 미친 듯이 허우적

거림에 주변을 지나가던 길손 눈빛이

하수상하다 고개를 돌릴때도 있었다니

긴장도 오래가면 허탈에 울고

기대를 크게 갖고 보면

실망또한 큰서이라는

지족의 교훈도 체득하였으니

 

이 샘터 언저리를

기웃거리는 참새떼들이

잘익은 열매를 희롱하지만

그네들은 그대로의 임이 있고 

난 나대로의 주어진 명이 있었다

 

다만 몰래 깊숙이 숨겨둔

궁상맞은 사념이나

그 마음 본성 틈새를 바집고

기생하고 있을까 염려되어

나는 밤마다 꿈을 더으면서

스스로를 통찰하는데 여렴이 없습니다

 

때로는 시간과 공간이 겹치는 교차로에서

어려운 고갯길 함께 길동무 상대 나타나

경치 좋고 화려한 곳에 돗자리 깔고

꽃가마 타고 함께 즐가자는

낚시꾼들의 나들이 권고도 한두번이 아니다

 

허나 누에는 뽕잎을 먹고

비단실을 뽑아내고

일벌은 꽃잎을 찾아 집꿀을 모으는데

달빛 쏟아지는 야밤중에 세찬 회오리바람

쉬지 않고 가꿔온 황토땅

황강변 언덕에서 이 옹달샘을 파는데

게으름 피우는 일 없도록

스스로를 다짐해 봅니다

 

하늘이 내려주신 알뜰한 선물

세파에 오염되지 않는 청정 생명수

형님 먼저 아우먼저 서로서로

양보하는 풍토속에서 자란 그대로

 

심는데로 딱은대로 그냥 그대로

설거지 마침표 찍는 그날까지

이 옹달샘을 파면서 나의 전부를

바치려는 것 뿐입니다 

그 다음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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