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3-08-09
지난 8월 5일 열린 제12회 합천비핵평화대회에서는 강제동원과 한국인원폭피해자 구술 증언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는 자리였다.
특히, 현 정부들어서 강제동원에 대한 입장 변화를 한일관계 개선 추진속에 드러내면서, 한국인원폭피해 역사에 대해 반하는 모습으로 혼란을 가져오게 하고 있어, 이 자리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이어졌다.
(사진) 한국인원폭피해자 1세로부터 구술증언을 듣는 모습 ©배기남기자
한국인 원폭패하자에게 국가는 없었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이야기 한마당에서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윤석열과 기시다의 히로시마가 남긴 물음’이라는 발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초청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일본의 책임을 완벽하게 면제해 준 대가로 기시다 총리로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6일 2018년 강제동원 대법원판결에 대한 한국정부의 ‘제3자 변제안’ 발표는 대법원이 선고한 일본 가해 기업의 책임을 완벽하게 면제해 주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사법 주권 포기였으며, 인권문제를 채권문제로 변질시켰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5월 19일 일본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 공동참배에 대해서는 재일동포 피폭자 간담회에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같이 열어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재외동포 원폭피해자 동포 초청사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찾아간 한국인원폭피해자들은 외면했으며,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실장은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회담에 대해 핵보유국들이 외치는 핵무기 없는 세계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식민지배 책임을 묻지 않는 공허한 평화라며 히로시마의 원폭피해자는 강제동원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이를 윤석열 대통령이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고,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한국 정부,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가를 묻고 있다며, 한일 간의 역사문제를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존엄 회복을 위한 ‘인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원폭피해자에서 반핵 전파자로
NYU 정치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손상용 씨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현 시점에서 원폭피해자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 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지난 냉전시기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 식민지배의 책임과 보상문제를 축소했고, 한국과 일본간의 식민지배를 둘러싼 갈등에 의도적으로 침묵했다며, 현재에도 중국의 안보위협이라는 명분속에 한국과 일본의 결속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미래에도 한국인 원폭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보상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죄 및 보상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국제정치에서 논의중인 핵무기 사용 가능성 및 반핵 규범의 차원에서 다면적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폭피해자의 존재가 단순히 피해자가 아닌 규범 전파자로 인식 될 경우, 국내외적 관심이 집중되어 원폭피해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핵무기로 인한 공멸의 위험성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가 늘어나고 있어 핵무기 사용에 대한 도덕적 혹은 인도적 반감이 매우 약해지고 있어, 원폭 투하의 참상을 직접 목격한 원폭피해자의 경험을 보존하고, 이를 경험하지 못한 후속 세대와 공유함으로써 핵무기의 위험성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며, 전 세계의 청중을 대상으로 더욱 강력한 반핵 및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강제동원과 원폭 주제로 진행된 이야기 마당은 이국언 일제강동원시인모임 이사장과 요시자와 후미토시 나가타국제정보대 교수가 발제했으며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허광무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연구위원, 손상용 NYU 박사과정 3명이 토론자로 나서 진행됐다.
올해 합천비핵평화대회를 준비한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은 “이야기 한마당을 통해 일제의 강제동원 강제노동에 대한 부당성과 위법성이 사법부의 최종판결을 받았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왜곡하는 한일 양국정부의 반역사적 몰염치한 행위 대해 질타하고 바른 해법을 다시금 촉구하고자 한다.”며, “원폭피해자들은 비핵평화의 살아있는 역사이며, 움직이는 평화박물관입니다. 고령으로 기억이 점차 상실되어 가고 있지만, 피해자 분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록하고 후세에 남기는 것은 너무도 시급한 과제입니다.”고 호소했다.
배기남 기자(hchk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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