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4-09-10
지난호에 이어 합천군이 진행하고 있는 농산어촌개발사업에 대해 진단해 보기 위해 합천군의회 이종철 군의원(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을 9월 2일 만났다. 지역내에서 이 사업으로 인해 읍면별로 2~3정도씩의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민이 운영하지 못하고 지자체로 넘어오며 유지관리비용에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부분을 짚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질문 : 농산어촌개발사업은 농촌지역인 합천군에서 대표적인 지역개발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사업들이 진행되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이 사업에 대해서 평가를 한번 해보신다면 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세요.
이종철 군의원 : 평가는 저는 반반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건물이 하나 들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뭐 긍정적으로 괜찮다, 지역에 나름대로는 지역 주민들이 어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세련되지 못한 섬세하고 치밀하지 못한 운영 부분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부정적 평가를 해 봅니다. 그중에서도 사무장 운영을 하고 있는데도 그 사무장들의 역량이나 회계 나 이런 부분들이 치밀하지가 못하다 세밀하지가 못하다 그래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주민들한테 알리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부분들이 조금 미약하지 않느냐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질문: 제가 알기로는 단위 사업마다 이제 보통 한 사오년 정도 시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시설들만 남는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의정활동 중 듣고 계실 텐데 운영은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시는지 또 그리고 운영이 잘 안 된다면 또 잘 되는 사례가 있는지 함께 얘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종철 군의원 : 그나마 수익을 만들어 내는 시설을 보면 축구팀 숙박용이나 캠핑 글램핑 쪽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건축물 자체를 지을 때부터 기획과 설계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농촌지역인데 농촌 실정에 맞는 시설이 지어져야 되는데 도시 정서에 가까운 설계를 하고 있어 우리 정서에 맞지 않습니다. 그 건물을 짓는 목적, 예를 들어서 합천이 축구의 메카니까 숙박 시설을 위주로 한다든지, 관광지 인근 지역 같은 곳은 예를 들어 야영장이나 그램핑장 같은 형태로 연계가 됐으면 좋겠고, 농업 농촌이 중심인 곳은 농기계나 농사의 체험이나 할 수 있게 한다든지 어떤 테마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보는데, 똑같은 시설을 똑같이 짓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특히 쌍책면 같은 경우에는 한 면에 두 개가 똑같은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과연 한 면내에도 중복되는 그런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게 성공을 하겠냐는 우려를 가지게 됩니다.
질문 : 이 사업의 목적에 대한 문제가 나오는데 지금 현재 지어져 있는 시설들에서 어떤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나요?
이종철 군의원 : 보통 주민들은 그냥 강당이 하나 생기는 거고 지역에 그냥 커다란 새 건물이 하나 생기는 거다 뭐 이정도로만 알고 있죠. 예를 들어 적중면에는 체육관 하나 지어놓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러면 끝이 나는 거지요. 근데, 이를 위해 카페 운영을 하겠다하여 꾸며놓아도 정작 시작할려하면 허가가 안 나서 못한다는 경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축구대회유치로 숙박시설이 부족하다고 하니 곳곳에서 여기도 숙박 시설을 저기도 숙박 시설을 하고 싶다는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시작할 당시에는 카페를 해도 되는 것처럼 해서 바리스타 2급 1급 양성시키고 안에 인테리어 하고 설비 넣고 그리고 막상 운영을 하려 하니 불법이다는 얘기를 하며 결국 처음 목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집니다.
처음에 공무원들이 이걸 추진을 할 때 “이 곳은 카페 허가 안나는 지역입니다. 이걸 할 수 없습니다”고 해야 되는데, 주민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에서 계속 요구하면 그대로 따라가버리고 맙니다. 그러면서 계속 설계도 흔들리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담당부서에서는 분명히 문제 되는 거 알면서도 준공까지만 하고 넘겨주면 끝이다는 식으로 하는 듯한 느낌도 받고, 그 결과 사업이 끝난 뒤에도 몇몇 시설들은 군 예산으로 추가 비용 많이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 처음 계획한 대로 그 건물을 지었다면 목적한 대로 잘 운영이 될 수 있었을까요? 이 사업의 기본 목적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초 시설을 확충하고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주민들은 거의 이용을 안 하고 숙박 시설로 쓰고 있거나, 방치되고 있어 지역내 주민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운영을 포기하고 지자체로 넘겨버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종철 군의원 : 그 목적한 대로 잘 운영이 될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저도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은 저도 추진위에 들어가서 활동도 해보고 우리 동네에도 또 창조 마을 모두 진행 해봤는데, 처음에 용역을 하면서 선진지 견학하고 여러 지역사례 보고 다니면서 기본계획을 만들고 할 때 저도 솔직히 마음속으로 이게 되겠나 생각하기도 했어요. 주변에서도 그냥 건물만 하나 지어놓고 건물이 남는거다, 이런 생각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도 정부에서 공모 사업 하나 받아오기 위해 진행하는 거에 만족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여기에 추진하는 곳, 시공하는 곳, 운영 관리하는 곳 따로 있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목적대로 운영하기는 상당히 힘들었을 걸로 보입니다.
적중면의 경우 최대한 운영비를 적게 들어가는 쪽으로 고민하면서 체육관을 지어놓고 카페, 헬스장 만들어놨는데 운영도 잘 안되는 상황으로 체육관에 탁구동호회 활동이나 지역 행사를 주로 하는 쪽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다른지역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습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운영이 힘들다 보니 다른 시설로의 이용을 고민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유지보수를 할 비용이 안나오니 관리운영할 사무장도 두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질문 : 좋든 실든 남은 것은 건물이고, 이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볼때 원래 목적인 지역민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기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답변 ; 사실 앞으로는 이 사업을 지자체가 추진 안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입니다. 읍면마다 이 사업으로 인해 들어선 시설들이 있지만 운영은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지보수를 위해 군 예산이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보다 현재 있는 시설들을 활용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좀 더 투자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사무장 제도를 적극 활용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시설을 거점으로 주민들과의 접촉을 넓힐수 있는 다양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 합천군에도 지역개발지원센터라는 중간지원조직이 생겨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할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 이 사업을 책임지고 갈 수 있는 지자체 조직체계가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때되면 이동하는 인사이동속에 담당자는 수시로 바뀌고 전문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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