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에 위치한 법보종찰 해인사가 성추문, 해외골프, 현금 윷놀이 등 시끄러운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위상에 손상을 받고 있고, 공석이 된 주지 선출을 둘러싼 잡음까지 혼란을 이어가고 있다.

계속 제기되어 왔던 성추문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주지 현응스님은 해인사 주지직을 지난 1월 12일 자로 자진 사퇴했으며, 해인총림 임회(총림 최고 의결기구)는 1월 16일 현응스님에게 총림의 최고 징계인 산문출송(山門黜送)을 결정했다.

이어 바깥출입을 삼가고 수행에 힘쓰는 ‘동안거’ 기간 태국 차앙마이로 해외골프를 떠난 사례까지 불거지면서, 해인사의 위상이 심각하게 손상되고 있었다.

이에 해인사 측은 1월 19일 참회문을 내고, “해인총림 사부대중은 청정한 수행 가풍을 진작시키고 실추된 승풍 회복을 위하여 동안거 해제일까지 대적광전과 각 수행처에서 참회 기도를 통해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자세로 수행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설 연휴 시기 1천만원 상당의 현금을 걸고 윷놀이 판을 벌인 것이 언론을 통해 제기지면서, 현재 해인사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에 대해 해인사 측은 윷놀이 자체는 인정했지만, 거액을 걸고 한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조계종 측은 지난 1월18일 현응스님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호법부가 지난 1월 12일 관련 당사자에 등원을 통지하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인사 현 주지스님이 지난 1월 12일 자로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호법부의 등원 통지 및 조사 상황에 따라 사직 처리는 보류하였다.“고 밝혔다.

또, ”호법부 조사와 별도로 교역직 종무원의 징계를 다루는 중앙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절차를 진행 중으로. 이에 따라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징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며, 이러한 절차 이후 종헌 종법에 의거하여 후임 주지와 관련한 사항을 진행하실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계속 불거지는 사태속에 주지 해임으로 차기 주지자리를 두고 논란이 발생하면서, 해인사의 사태해결 의지에도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해인사는 현응스님을 주지직에서 해임하면서, 차기 주지직에 대한 추천을 조계종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통해 1월 26일 해인총림 방장 벽산 원각스님은 총무원장 진우스님께 해인총림의 일과 관련한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총림법에 따라 후임주지 추천에 필요한 심의를 거쳐서 1월 17일 해인사 중진 원타스님을 후임주지로 총무원장 스님에게 추천했으며, 사직한 현응스님 후임주지 임명과 현응스님에 대한 종단 차원의 징계문제는 분리해서 처리되어야 종단과 불교계의 문제로까지 비화한 현재의 사태를 조기에 종식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하고, 총무원장 스님에게 현재의 해인사 상황이 조기에 종식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차기 주지 선출 움직임에 해인사 내 비상대책위원회가 반발하고 나섰고, 해인사는 1월 14일 입장문을 내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해인총림을 해하고자 하는 일부 해인사에 거주하지 않는 스님들의 사적 모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언론을 통해서도 권력다툼으로 비화되는 양상이 보도되는 등 안팎으로 주지 선출을 둘러싼 문제가 이어지자, 해인사 측은 다시 2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1월 30일(월) 원타스님의 주지 추천을 철회하는 공문을 총무원에 전달하였고, 이후 총림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총무원과 소통하며 진력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참회가 우선이지 주지선출이 우선이 아닙니다. 해인총림은 이러한 근신과 참회 후 총림대중의 의견과 종단의 협조하에 여법하게 후임주지를 선출하고자 합니다.”고 밝혔다.

또, “법보종찰 해인사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하여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의 결정과 호법부의 조사에 따를 것입니다. 또한 해인총림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인사가 주지의 성추문 사태를 시작으로, 해외골프, 윷놀이 도박 등으로 심각한 혼란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주지를 둘러싼 혼란까지 더해지며 해인사의 사태해결 노력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기남 기자(hchknews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