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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5-03-10

아버지라는 직업

 

지금의 아버지들은 불상하다. 벌써 하루가 다르게 계절은 가을 속으로 접어들고 그 세상을 태워버리듯 강렬하게 내려쬐던 햇볕은 어느새 따뜻한 햇살로 바뀌어 긴소매 옷을 꺼내 입는 계절 새벽녘.

창가에 맺힌 이슬방울들은 공기가 매우 쌀쌀해짐을 알려주는데 내 나이가 희수(稀壽)가까이 이르니 세월의 무게를 느끼고 먼 서쪽하늘의 낙조를 되돌려본다. 그런데 내가 본 이 땅의 젊은이들의 실태가 참으로 한심하다 못해 가관이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나라의 풍습은 저 멀리 귀양간지 오래고 이제는 어른이 지나가도 담배물고 피우고 있는 것은 예사고 보통으로 바뀌고 누구하나 꾸중하는 세대나 어른은 없고 나 자신부터 더 부끄럽다. 뭐라고 할 것인가.

요즈음 도시의 최고의 교통수단이요 넓고 좋은 순대차(일명 지하철)경노석이 만원이라 7-80대가 서있건말건 안하무인인 스마트폰 중독인지 방편인지 알 수 없는 젊은이들의 행동, 그기에다 10-20대의 남녀가 껴안고 서있거나 입박치기 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 와 있는지 알 수 없고 어찌 이 땅이 동방의 해뜨는 동방예의지국인가 급속하게 들어온 서양문물인가 시대의 변천인가 몰라라. 나뭇잎이 하나의 단풍잎이 되기위해 오랜 인내와 태양이 필요하듯 온 산야가 아름다운 단풍이 춤추듯 변하고 있는 계절에 지나간 시간을 되돌려본다.

예전 어느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최고의 학부 대학인 곳에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는데 너의 아버지가 몇 살에 죽었으면 가장 좋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6%가 대답하기를 64세에 죽었으면 가장 좋겠다라고 하는 결과가 나왔다니 참으로 가슴을 칠 일이다

지금의 60, 70대는 부모 봉양하기를 천금같이 생각하며 봉양하던 세대들이 아닌가. 자식들 공부 시킨다고 시골에 토지라도 있는 사람들은 논.밭팔고 소 팔고 공부 시키고 했던 시대인데 도시에서는 직장 생활 윗사람 눈치 보며 이리 체이고 저리체이며 힘들게 저녁 퇴근길 소주라도 한잔 마시고 귀가하면 우선 생활비 걱정하던 그런 시절 그래도 자식 공부 시킨다고 직장생활하며 대학에 보내 놓으니 한다는 소리가 가슴이 찡하다.

이 아버지라는 직업이 아니 부모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어렵게 돈벌어 자식 대학 보내 놓으니 자식이 하는 소리보소 그래도 자식이라고 믿었더니 어쩌누 요즈음 길거리를 가다보면 젊은 학생들 손에는 커피가 다 들려있고 한손에는 스마트 폰 그런데 그 커피한잔에 3-4천원을 한다는데 그 커피를 다 먹지도 않고 버리기 일쑤이고 그냥 길거리 담벼락에 올려두고 간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길거리 자판기에서 3-4백 원짜리 커피로 목을 축이는 세상이 되었다. 어쩌노 세상이 그런 것을 할는지 몰라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이유에서 일까. 다 함께 웃는 날이 오리라.

요즈음 6-70대가 하는 말 젊은 아이들에게 너희는 늙어 봤냐. 나는 젊어봤다”. 길거리에 아름다운 단풍든 가로수 길을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걷고 있는 아버지들 참으로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그 속에는 아이들이 결혼도 안하고 직장도 없이 해매고 다니는 젊은이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 아버지라는 힘겨운 직업을 어찌 아노. 너희들도 가슴 답답하니 나도 답답한 세상을 살고 있는데 어쩌노.

 

(윤한걸 작가 약력) 시인, 수필가, 아호: 송암, 한국 문인협회 시 분과 회원, 대구 문인협회 시 분과 회원, k 국제 팬 문학회 이사, 죽순 문학회 부회장 역임 회원, 합천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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