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4-07-16
국회 바라보며 ‘기후재난 대책’, ‘TRQ 수입중단’ 요구
지난 7월 4일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이하 농민의길)이 주최한 농민대회에 참석하기위해 합천농민들도 오전 8시30분 정양레포츠 공원 입구에서 차량 1대에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서울로 상경하는 버스안에서 참여 농민들의 인사가 이어졌는데, 강재성 합천군농민회장은 “하루 먼저 서울로 가서 한국농정에 대해 항의하고 내려왔다. 현정부는 농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바로잡아지지 않는 한국농업의 현실을 큰 목소리로 외치고자 한다”고 전했다.
양파와 마늘을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지난 정부에서는 그나마 직속기관을 두고 지원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였는데, 현 정부는 너무하다. 그저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금 양파 실질 거래가격이 1만5천원 이하로 내려가서 현장농민들은 난리다. 양파는 함양에서 마늘은 창녕에서 항의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우를 키우고 있는 한 농민은 “어제도 합천 한우농가 100여명이 올라갔다가 왔는데, 같이 다녀왔다. 한우농가들의 위기감이 높다. 거래 시세가 낮아 정부보조를 받아도 적자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년쯤 더 지속된다면 파산농가도 많이 나올 거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농가들 사이에서는 ”소가 사료먹다가 축사먹고 주인먹는다“는 농담 아닌 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농업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나가야될 기간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먹거리를 지키는데 역할을 다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로 상경하는 버스안에서부터 현 농축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며 긴장감이 높은 상황에서 고속도로에서 농민들이 경찰들에 가로막혀 올라가지 못하고 대치하는 모습도 보면서, 심상찮은 상황속에 오후 2시 농민대회 장소인 여의도 국회 앞에 도착했다.
조금 늦은 도착으로 대회는 시작한 상황이었고, 전국에서 3000여명(주최측 추산)의 농민들이 모였다.
이날 농민대회는 농업파괴·농민말살 정책으로 일관하는 윤석열정부에 농민생존권 보장과 국가책임농정 실현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무대에서는 현 농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농민생존권을 보장하는 적극적 농정을 펴는 것은 모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하고 있다. 보편적 국가적 과제이다.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 국가가 농민을 버렸다. 농업을 버렸다. 집값은 안잡고 공공요금 안잡고, 농산물 가격만 후려 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업유통자본만 살찌우고 농민은 손에 쥐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당진에서 벼농사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지역에서 같이 올라오며 트랙터 1대 몰고 올라오는데 경찰에 의해 집회도 못 가게 봉쇄당했다. 트랙터가 전쟁무기도 아니고, 가져오면 안 되는 위험한 물건도 아닌데 이걸 못 가져가게 막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1999년에 수매가 이등품 가격과 지금 현장에서는 그마저도 무너지고 있다. 이대로 가만있어야 하는가요? 커피 한잔에 5~6천원 정도 한다. 밥 한공기 300원 해달라고 수십년 요구해 오고 있다.“고 말하는 등 현 정부의 농정에 대해 성토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농민대회에 참여한 합천농민들 중 여성농민들은 대회장소 도착 후 우리 농업이 상을 당했다는 의미로 하얀 소복으로 갈아 입고 ‘근조 쌀’, ‘근조 한국농업’ 같은 팻말을 들고 참여했다.
이날 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내건 요구는 △국가차원의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TRQ(저율할당관세) 남발 중단 및 근시안적 물가정책 중단 △양곡관리법 전면개정 △농민기본법 제정 △필수농자재 지원법 제정 및 농업생산비 보장 △여성농민 법적지위 보장 △주요농산물 공공수급제 실시 △난개발 중단 등이다.
서울로 상경할때만 해도 대회를 마치고 오후 5시 정도에는 귀가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속도로에서 봤던 농민과 경찰의 대치상황에서 엿봤듯 대회 장소에서도 농민과 경찰의 대치와 충돌로 귀가는 오후 7시에나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농기계 진입 저지하는 경찰과의 충돌속에 농민회 간부 연행, 구속
농민과 경찰이 대치해야 했던 이유는 대회 참여하기 위해 올라오던 농민들이 차량에 싣고온 농기계의 진입을 경찰이 저지하면서 빚어졌다.
약간 늦게 대회장소에 도착하다 보니 맨 뒤편에 자리했는데, 그 뒤에는 경찰들이 굳건히 방패를 들고 막고 있었다. 그 뒤에는 트럭 한 대가 경찰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다. 알고보니 트럭에 농기계를 싣고 있었으며, 허가되지 않은 것이라며 대회장소 진입을 막으며 갇힌 상황이었다.
이 상황속에 대회는 계속 진행됐는데, 마무리 되는 가는 상황에서 경찰측이 트럭문을 강제로 열고 사람을 통째로 들고 옮겨가는 모습이 보였고, 이를 본 참석자들이 경찰들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대회는 1차로 마무리하고 인근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을 해서 이동해 마무리 집회를 하며 마무리했다.
하지만, 좀 전의 연행 상황이 공유되면서 당시 연행과정에서 농민이 부상을 이유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시 경찰서로 연행을 하고자 하고 있어 이를 막기위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귀가시간은 2시간정도 늦어졌다.
대치 끝에 경찰측에서 조사만 하고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모인 농민들은 모두 귀가했다.
하지만 다음날 들린 소식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이었다.
이에 경남농민단체은 폭력연행 구속을 규탄하고 나섰고, 경남도내 지역별로 경찰서 앞에서 항의 규탄 또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석방을 요구했다.
합천군농민회와 여성농민회 회원들도 7월 11일 합천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동참했다.
배기남 기자(hchk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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