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4-06-30
|
글쓴이 서정홍 시인 소개- 가난해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것을 가르쳐 준 스승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윤봉길농민상을 받았다. |
밥상 앞에서
서정홍
“이것들이 밥상 앞에서 밥은 안 처먹고 텔레비전만 자꾸 보끼가? 피겨 여왕이 밥 처먹여 주냐? 축구 선수가 밥 처먹여 주냐?”
욕쟁이 할머니 말씀이 맞긴 맞는데 그래도 나라의 힘을 널리 떨치고…….
“이것들이 그래도 못 알아듣네. 밥상 앞에서는 고마운 마음으로 밥 먹는 데만 마음을 쏟아 부어. 피겨고 축구고 밥 한 그릇 처먹어야 할 수 있다니까.”
욕쟁이 할머니 말씀이 맞긴 맞는데 그래도 나라의 힘을 널리 떨치고……. |
오래 전에 이웃집에 갔다가 밥상 앞에서 할머니와 손자가 주고받는 이야기를 쓴 동시입니다. 욕쟁이 할머니 말씀을 듣다 보니 이 시대, 아이고 어른이고 우리 모두가 다시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 떠오릅니다. 학교를 세워 인재를 키우고, 농사를 짓게 하여 살림살이를 넉넉하게 하는 게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다.(세종대왕) 하늘은 사람에 의지하고 사람은 먹는 데 의지하나니 만사를 안다는 것은 밥 한 그릇을 먹는 이치를 아는 데 있나니라.(해월 최시형) 농업과 농민을 우대하지 않으면, 바다를 건너 막대기를 벗 삼아 이민하는 것보다 못하다.(다산 정약용) 농사는 천하의 대본이라는 말은 결단코 묵은 문자가 아닙니다. 이것은 억만년을 가고 또 가도 변할 수 없는 대 진리입니다.(윤봉길 의사) 농촌을 잃으면 곧 우리는 고향을 잃습니다. 농촌이 망하면 우리 자신이 망하는 것과 같습니다. 때문에 이 시간 우리 모두는 농민들의 아픔을 우리들의 아픔과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김수환 추기경) 농경사회에선 씨를 뿌리고 새싹이 돋아나는 과정을 지켜보며 살기 때문에 생명의 소중함이 사람의 마음 안에 싹튼다. 흙을 멀리하고 도시화, 산업화, 정보화 사회에 살면서 인성이 메말라가다 보니 이유 없이 어린이를 폭행하고 살해하는 등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법정 스님) 후진국이 공업화로 선진국이 될 수 있지만, 농업과 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노벨 경제학상을 탄 전 하버드대 교수 ‘사이먼 쿠즈네츠’) 사람이 땅에 무슨 짓을 하든, 그것은 곧 자가 자신에게 하는 것입니다.(시애틀 추장의 연설 가운데)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